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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마케팅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 전환의 함정

많은 마케터들이 '전환수'라는 숫자에 기대어 판단합니다. 특히 특정 매체에서 전환이 많아 보이면, 그 매체가 "효율이 좋다"고 판단하곤 하죠. 하지만 이 판단이야말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가장 위험한 오류 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보고 있는 전환은 대부분 **'직접 전환'이 아니라 '간접 전환'**이기 때문입니다. 1. 전환의 착시: 클릭했다고, 그게 마지막 행동일까? 많은 광고 플랫폼은 '라스트 클릭 전환'을 기준으로 성과를 집계합니다. 이 방식은 마지막으로 클릭한 광고에 모든 전환 공을 돌립니다. 하지만 실제 구매 행동은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일차: 유튜브에서 영상 광고를 봄 2일차: 블로그 리뷰를 검색해 읽음 3일차: 네이버에서 브랜드 검색 후 클릭 → 구매 이 경우 대부분의 애드 플랫폼은 마지막 클릭인 네이버 브랜드 검색광고 에 전환을 귀속시킵니다. 하지만 실제 영향은 복합적 이죠. 👉 전환수는 언제나 '시작점'이 아니라 '끝점'입니다. 그 사이의 여정을 무시하면 전략이 왜곡됩니다. 2. 간접 전환의 기간을 무시하면 생기는 오류 ⏳ 광고주 입장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전환 발생일’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해석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객의 여정은 일자와 매체를 가로지르는 구조로 움직입니다. 유튜브 광고를 보고 3일 후 검색 구매한 고객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5일 후 직접 유입한 고객 이러한 전환을 “검색이 잘했다”고 오인하면, 실질적인 ‘도화선’을 제공한 미디어의 가치를 놓치게 됩니다. 결국 퍼포먼스 마케팅이 아닌, 리포트 마케팅 이 되고 마는 것이죠. 👉 간접 전환의 시간 간격, 접점 수, 유입 경로를 통합 분석하지 않으면 퍼포먼스 해석은 틀어집니다. 3. 데이터의 정의가 전략을 결정한다 📊 전환은 ‘정의’의 문제입니다. 같은 데이터라도 어떤 기준을 세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전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전환일 기준’ ...

레고(LEGO)는 어떻게 무너졌고, 어떻게 돌아왔나: 키덜트와 미래를 연결한 브랜드 전략

한때 ‘상상력의 상징’이었던 레고는 2003년, 파산 직전까지 몰렸습니다. 전 세계 어린이의 손에 쥐어졌던 컬러풀한 블록은 더 이상 팔리지 않았고, 창의적 놀이의 대명사였던 브랜드는 숫자와 효율, 그리고 확장에 집착하며 정체성을 잃어갔습니다. 당시 레고는 모든 방향으로 사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블록뿐 아니라 시계, 가방, 의류, 테마파크까지—장난감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를 꿈꾸며 뻗어나간 결과는 본질의 희석 이었습니다. 창의성을 자극하던 장난감은 오히려 조립이 어렵고, 비싸고, 몰입감 없는 '과업'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브랜드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레고는 다시 세계적인 브랜드로 복귀했고, 이제는 어린이를 넘어 성인 팬덤과 키덜트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 로 확장되었습니다. 무엇이 이 브랜드를 되살렸을까요? 그리고 어떤 점이 아직 미완성일까요? 이 글은 레고의 실패와 회복 과정을 살펴보며, 그들이 무엇을 잘했는지 , 그리고 더 강화할 수 있었던 지점은 무엇이었는지 분석합니다. 1. 브랜드가 무너졌던 이유: 본질을 잃은 확장 🧱 90년대 말부터 레고는 무리한 다각화를 시도했습니다. 의류, 시계, TV 콘텐츠, 레고랜드 등 ‘장난감’이라는 본질과 무관한 영역으로 확장했고, 제품군은 지나치게 복잡해졌습니다. 블록의 창의성보다는 정해진 키트 위주의 구성 파트 수 증가로 가격 상승, 조립 피로도 증가 타깃의 중심이 모호해짐 (아이냐, 청소년이냐, 성인이냐) 👉 레고는 “놀이의 자유”라는 핵심 철학을 잃고, 확장이라는 욕망을 좇았습니다. 2. 브랜드가 회복된 구조: 다시 본질로 돌아가기 🔧 2000년대 중반, 레고는 구조를 다시 정비합니다. ‘놀이의 가능성’이라는 핵심 철학 복원 블록 호환성 회복 → 다양한 키트를 자유롭게 섞을 수 있게 스토리텔링 IP 도입 → 스타워즈, 해리포터, 닌자고 등과의 협업 무엇보다 중요한 건, 레고는 ‘아이를 위한 브랜드’가 아니라는 걸 선언한 점입니다. 👉 레고는 ...

경직된 조직은 회사를 어떻게 망치는가

  많은 회사가 실패의 원인을 외부 혹은 시장에서 찾습니다. 시장 변화, 경쟁사 전략, 고객 반응 등. 하지만 진짜 문제는 내부에서 시작됩니다. 특히, 경직된 조직문화 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회사를 망가뜨립니다. 1. 보고를 위한 보고: 책임은 분산되고 실행은 멈춘다 경직된 조직은 보고가 실무보다 중요합니다. 업무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안심시키기 위한 자료를 만듭니다. 현장 문제보다 보고서 양식이 먼저다 결과보다 과정 설명이 더 중요하다 보고는 위로만 흐르고, 피드백은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다 👉 조직은 '움직이는 시스템'이 아니라, '정지된 보고 체계'로 굳어집니다. 2. 안전함의 함정: 도전은 사라지고 반복만 남는다 회의에서 아이디어보다 리스크가 먼저 언급된다 전례 없는 시도는 ‘모험’이 아니라 ‘불필요한 위험’으로 간주된다 잘못된 실행보다, 엉뚱한 제안이 더 크게 질책받는다 이런 조직은 점점 ‘정답만 있는 교실’처럼 됩니다. 이미 해본 방식, 무난한 결과, 예상 가능한 계획이 칭찬받습니다. 👉 문제는 실패가 아니라, 실패조차 시도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3. 위계가 창의성을 죽인다 경직된 조직은 위계가 사고를 가둡니다. 누구나 말은 할 수 있지만, 실질적인 결정 권한은 위쪽에만 존재합니다. 팀원은 질문하지 않고, 팀장은 방어하고, 임원은 지시만 한다 실행자는 생각을 멈추고, 관리자는 보고를 정제하고, 리더는 정답을 고른다 👉 결과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회의’와 ‘모두가 침묵하는 피드백’입니다. 4. 사례로 보는 경직된 문화의 실패 대형 광고대행사 A사 사례 (익명) 안전한 수주를 위해 클라이언트의 무리한 요청도 "할 수 있다"고 수용 캠페인 KPI가 지나치게 설정됐지만 아무도 문제제기하지 못함 실행 단계에서 실무자 과부하 → 야근, 건강 문제, 결국 유능한 인재 이탈 캠페인은 수치상 실패했지만, 내부에선 아무도 책임지지 않음 👉 안전하게 보이려는 조직은 결국, 내...

고객이 기억하는 건 브랜드 슬로건이 아니라 행동이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슬로건을 가지고 있나요?" 이 질문에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소비자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브랜드, 고객 응대 어땠어?”, “배송 빨랐어?”, “환불 잘해줬어?” 같은 질문에는 누구나 반응합니다. 우리는 브랜드를 언어로 설계하지만, 고객은 그것을 사건으로 경험 합니다. 그 사건은 대부분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 예고 없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 브랜드는 설명으로 각인되지 않고, 경험으로 각인됩니다. 1. 브랜드는 설계한 대로가 아니라, 발생한 대로 기억된다 슬로건, 톤앤매너, 컬러, 타이포그래피… 우리는 브랜드를 기획하며 수많은 요소를 정리합니다. 하지만 고객이 실제로 기억하는 건 전혀 다른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불만을 제기했을 때 , 얼마나 빠르게 대응했는지 주문 실수나 지연 상황에서 , 브랜드가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비회원 구매자 에게도 동일한 신뢰와 예의를 보였는지 이러한 장면은 PPT나 매뉴얼 안에 없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기억을 결정짓는 건 바로 이런 비의도적 순간들 입니다. 👉 브랜드는 기획보다 응대에서 드러납니다. 2. 행동이 만든 브랜드는 오래 남는다 사람들은 광고보다 사건을 기억합니다. 그 기억은 시각 이미지보다 감정의 형태로 저장 됩니다. “그 브랜드는 환불 안 해주려고 하더라.” “내 잘못이었는데도 사과해줬어.” “다신 사고 싶지 않아.” 이 감정들은 브랜드 평판을 형성합니다. 그리고 그 평판은 10장의 광고보다, 한 번의 경험으로 형성됩니다. 실제로 고객 경험 데이터를 살펴보면, 1번의 불쾌한 경험은 10번의 긍정적 터치포인트를 상쇄 합니다. 반대로, 위기 상황에서의 인상 깊은 대응은 고객을 팬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 고객은 브랜드를 구매하고 나서, 경험에 따라 기억을 다시 씁니다. 3. 진짜 브랜드는 통제 밖에서 만들어진다 많은 브랜드가 '정제된 톤'과 '일관된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인사이트가 없는 성실함은 어떻게 조직을 해칠까

모든 조직에는 성실한 사람이 있습니다. 말없이 묵묵히 일하고, 마감에 늦지 않고, 시킨 일을 성실히 수행합니다. 겉보기엔 이상적인 인재입니다. 문제는, 이 성실함에 인사이트가 없을 때입니다. 1. '잘하는데 이상하게 불편한 사람들' 이들은 실수하지 않습니다. 눈치도 빠르고, 협업에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묘한 피로감을 느낍니다. 왜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질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키는 일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실행합니다. 비효율적이더라도 충실히 따릅니다. 관찰과 해석 없이, 정해진 루틴을 반복합니다. ​ 👉 이들은 시스템 안에서 고장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오류’입니다. ​ 2. 인사이트 없는 성실함이 조직에 끼치는 피해 광고회사, 특히 대행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이에서 매일 새로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안에서 인사이트 없는 성실함은 가장 조용하게, 그러나 가장 깊게 해를 끼칩니다. ​ 1) 루틴의 반복: 참신함이 사라진다 ‘예전에도 이렇게 했으니까’라는 말이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조직은, 실제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조직입니다. 제안서는 과거 사례를 반복하고, 기획안은 성공했던 포맷을 복붙합니다. 실험 없는 반복은 점점 ‘안정’이라는 이름으로 ‘정체’를 합리화하게 만듭니다. ​ 2) 말 잘 듣는 조직: 순종이 커뮤니케이션을 마비시킨다 광고주가 요구하면, 이견 없이 맞춥니다. 싸우지 않고, 부딪히지 않고, 수정에 즉각 반응합니다. 표면적으로는 협조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제안’이 없습니다. ‘틀릴 수 있는 아이디어’보다 ‘안전한 실행안’이 우선되며, 도전은 사라집니다. ​ 3) 사회성 좋은 팀: 내부 평화가 사고를 방해한다 회의에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팀원 간 충돌도 없습니다. 모두가 "좋아요, 그렇게 하시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내부 동의는 무기력한 회색 지대가 됩니다. 누군가는 맥락을 짚어야 하고, 누군가는 반대해야 하는데,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