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는 반드시 우측 상단에 배치할 것. 지정된 서체 외에는 절대 사용 금지. 이 컬러 팔레트를 벗어나는 모든 색상은 불허한다."
많은 브랜드의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이 매일 마주하는 '브랜드 가이드라인'은, 마치 신성불가침의 율법처럼 존재합니다.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이 엄격한 '규칙집'은, 물론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규칙들이 오히려 브랜드의 생동감과 창의성을 억누르는 '족쇄'가 되고 있지는 않을까요? 🤔
그리고 이 문제는 단순히 디자인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직된 브랜드 가이드라인은, 사실 조직 전체의 경직화를 보여주는 가장 명백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이 글은, 낡은 '브랜드 가이드라인'의 개념을 파괴하고, 그 대안으로 '살아있는 유기체'로서의 '브랜드 시스템(Brand System)'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실제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자 합니다.
‘규칙’이 ‘창의성’을 죽이고, ‘조직’을 병들게 하는 순간들
경직된 브랜드 가이드라인은 조직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만들어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해도, "가이드라인에 어긋난다"는 한 마디에 모든 시도가 좌절됩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구성원들은 더 이상 창의적인 도전을 하기보다, 가장 안전하고 지루한 길만을 택하게 되죠.
이는 조직 문화의 문제입니다. '규칙 준수'가 '창의적인 문제 해결'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되는 순간, 조직은 활력을 잃고 경직되기 시작합니다. 틱톡, 숏폼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매일같이 등장하지만, 5년 전 인쇄 광고 시대에 머물러 있는 낡은 규칙은 브랜드가 시대에 뒤처지게 만듭니다.
과거 코닥(Kodak)이나 노키아(Nokia)의 실패가 바로 이러한 '조직 경직화'의 비극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과거의 성공에 기반한, 매우 일관되고 강력한 '브랜드 가이드라인'("우리는 필름 회사다", "우리는 튼튼한 휴대폰을 만든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견고한 규칙이 오히려 새로운 시대(디지털, 스마트폰)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것을 가로막는 '감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감옥’에서 ‘놀이터’로: 유연한 브랜드 시스템의 힘
그렇다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성을 촉진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해답은 '규칙'을 '시스템'으로, '감옥'을 '놀이터'로 바꾸는 데 있습니다. 훌륭한 브랜드 시스템은 무엇을 '하지 말라'고 금지하는 대신, '이 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사례 1: 넷플릭스(Netflix) – 콘텐츠가 곧 브랜드인 다채로운 세계 🎬 넷플릭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매우 유연합니다. 강렬한 붉은 'N' 로고와 '타-덤' 하는 사운드는 일관되게 유지되지만, 각각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자신만의 고유한 디자인과 톤앤매너를 가집니다. '오징어 게임'의 비주얼과 '브리저튼'의 비주얼은 완전히 다르죠. 넷플릭스는 모든 콘텐츠를 하나의 틀에 가두는 대신, '다양성' 자체를 포용하는 거대한 '시스템'을 통해, 오히려 더 풍부하고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사례 2: 스포티파이(Spotify) – 고객과 함께 만드는 브랜드 경험 🎶 스포티파이의 연말결산 'Wrapped' 캠페인은 브랜드 시스템의 유연성을 보여주는 최고의 사례입니다. 매년 새로운 디자인 테마와 인터랙션을 선보이며, 고객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가지고 '놀게' 만듭니다. 스포티파이는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는 이렇다'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대신,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재창조할 수 있는 '놀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훨씬 더 강력한 고객 인게이지먼트를 이끌어냅니다.
성공적인 ‘브랜드 놀이터’를 설계하는 법
이러한 성공적인 브랜드 시스템은 몇 가지 핵심적인 구조적 특징을 가집니다.
‘고정된 로고’에서 ‘유연한 로고 시스템’으로: 하나의 고정된 로고만 강요하는 대신, 다양한 환경에 맞춰 변주할 수 있는 로고 시스템을 만듭니다. 구글 두들(Google Doodle)이 좋은 예입니다. 구글의 로고는 매일같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구글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핵심적인 형태와 색상은 유지하되, 다양한 그래픽 요소와 결합할 수 있는 유연한 규칙을 제공하는 것이죠.
‘지정된 색상’에서 ‘확장된 컬러 팔레트’로: 몇 가지 핵심적인 '주조색'은 명확히 하되, 이를 보조하고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폭넓은 '보조색'과 '악센트색' 팔레트를 함께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디자이너가 계절이나 캠페인 성격에 맞춰 브랜드의 감성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재료가 되어줍니다.
‘규칙’이 아닌 ‘원칙(Principles)’을 공유하라: 가장 중요한 변화입니다. "로고는 반드시 20px 떨어뜨려야 한다"는 세세한 규칙보다, "우리의 로고는 항상 명확하고 자신감 있게 보여야 한다"는 상위의 '원칙'을 공유해야 합니다. 이 원칙을 이해한 구성원들은, 규칙집에 없는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더라도 스스로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놀이터의 기구’로서 다양한 ‘그래픽 자산’을 제공하라: 브랜드 시스템은 로고와 색상 외에도,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기구'들을 제공해야 합니다. 독특한 아이콘 세트,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 사진 톤앤매너, 모션 그래픽 원칙 등이 그것입니다. 구성원들은 이 재료들을 조합하여,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무한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결국, 훌륭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명확한 철학(놀이터의 컨셉)과, 그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멋진 놀이기구(그래픽 자산), 그리고 모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안전 규칙(핵심 원칙)을 제공하는, 정교한 '시스템 설계'의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연한 시스템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우리 브랜드의 ‘가이드라인’을 진단하기
우리 브랜드 가이드라인은 '하지 말라'는 금지 조항으로 가득 차 있는가, 아니면 '이렇게 해볼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는가?
우리 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티티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변주될 수 있는가?
우리 팀원들은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족쇄'로 느끼는가, 아니면 '든든한 도구상자'로 느끼는가?
우리는 구성원들에게 세세한 '규칙'을 강요하고 있는가, 아니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원칙'을 공유하고 있는가?
우리의 가이드라인은 창의성을 장려하는가, 아니면 통제와 안정을 우선시하는 조직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가?
경직된 규칙을 넘어, 브랜드의 창의성을 무한히 확장하는 살아있는 '브랜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으신가요? 그 정교한 설계와 구축 과정에 토스트토스트(Toast-Toast)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는 브랜드가 일관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워질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만듭니다. https://www.toast-toast.com/에서 저희의 철학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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