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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은 음료수가 아니라 ‘미디어’를 어떻게 파는가?: ‘콘텐츠 마케팅’을 넘어선 ‘브랜드 퍼블리싱(Brand Publishing)’ 전략 🚀

 레드불은 무엇을 파는 회사일까요? 대부분은 망설임 없이 '에너지 드링크'라고 답할 겁니다. 하지만, F1 레이싱팀을 두 개나 운영하고, 성층권에서 인간을 자유낙하 시키며(Red Bull Stratos), 전 세계의 험준한 산악자전거 대회를 직접 개최하는 회사를 단순히 '음료 회사'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요? 🤔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레드불은 음료 회사가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미디어 컴퍼니가 우연히 음료수도 '파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레드불이 어떻게 단순한 콘텐츠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가 직접 '방송국'이자 '출판사'가 되는 '브랜드 퍼블리싱(Brand Publishing)'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는지, 그 경이로운 비즈니스 구조와 철학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광고를 만드는 대신, ‘문화’를 창조하다

레드불의 마케팅 활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광고'라는 전통적인 개념 자체를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이벤트를 ‘후원’하지 않고, 직접 ‘소유’한다: 그들은 다른 스포츠 경기나 페스티벌에 로고를 붙이는 대신, 직접 대회를 창조하고 소유합니다. 얼음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크래쉬드 아이스(Crashed Ice)', 절벽 다이빙 대회 '클리프 다이빙 월드 시리즈' 등은 이제 레드불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그들만의 독점적인 IP(지식 재산)가 되었습니다.

  • 방송국처럼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한다: '레드불 미디어 하우스(Red Bull Media House)'라는 자회사는, 웬만한 방송국 못지않은 퀄리티의 영화, 다큐멘터리, 잡지, TV 쇼를 직접 제작하고 전 세계에 배급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벤트를 가장 멋지게 담아낼 수 있는 제작 역량까지 내재화한 것입니다.

  • 선수를 ‘모델’이 아닌, ‘가족’으로 만든다: 레드불은 유명 스포츠 스타에게 잠깐 음료수 캔을 들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재능 있는 무명의 유망주를 발굴하여, 그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는 전 과정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투자합니다. 선수들의 성장 서사가 곧 레드불의 브랜드 서사(Brand Narrative)가 되는 것이죠.

‘브랜드 퍼블리싱’이라는 새로운 철학

레드불의 이러한 막대한 투자는, 단순히 '멋있어 보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아닙니다. 이는 브랜드의 본질 자체를 '제품'에서 '문화'로 전환시키는, 근본적인 철학의 문제입니다.

그들의 핵심 철학은 이것입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고, 그냥 우리가 사람들이 열광하는 그것이 되자."

전통적인 광고는 고객이 보고 있는 드라마나 기사 중간에 끼어들어 "잠깐만요, 이것 좀 보세요!"라고 외치는, 환영받지 못하는 '방해꾼'입니다. 하지만 레드불은 스스로가 바로 그 '드라마'이자 '기사'가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고객이 돈을 내고서라도 보고 싶어 하는 짜릿한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버리는 것이죠.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의 브랜드가 완벽한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레드불의 진짜 경쟁력은 음료의 레시피가 아니라, '레드불 미디어 하우스'라는 강력한 '콘텐츠 생산 및 유통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경쟁사들이 수십조 원을 쏟아부어도 단기간에 따라 할 수 없는, 레드불만의 강력한 경제적 해자(Moat)입니다.

이 구조를 통해, 그들은 엄청난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을 구축합니다. 고객들은 레드불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익스트림 스포츠에 대해 가진 존중과 열정은 '진짜'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3천 원짜리 레드불 캔은 단순한 음료수가 아니라, 그 짜릿하고 멋진 세계의 '입장권'이자, 그 세계에 소속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 됩니다.

모든 브랜드를 위한 ‘브랜드 퍼블리싱’의 교훈

물론 모든 브랜드가 레드불처럼 F1 팀을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철학'과 '구조'에서, 우리는 규모와 상관없이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원칙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 당신 브랜드만의 ‘문화적 영토’를 정의하라: 당신의 브랜드가 진심으로 열정을 느끼고, 깊이 있게 기여할 수 있는 '문화적 대화'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그것은 당신의 제품 카테고리가 아니라, 당신 고객들의 '열정'과 '관심사' 속에 있습니다. (예: 캠핑 브랜드 -> '자연 속에서의 고요함', 커피 브랜드 -> '창의적인 사람들의 휴식')

  2. ‘캠페인’이 아닌 ‘프로그램’의 관점으로 소통하라: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광고 캠페인이 아니라, 1년 내내 꾸준히 이어지는 '연재물'이나 '시리즈'의 관점으로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설계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만의 고유한 '방송 프로그램'이나 '잡지'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세요.

  3. ‘마케팅팀’을 넘어 ‘미디어 허브’를 구축하라: 작은 규모라도, 우리 팀이 광고주가 아닌 '콘텐츠 제작자'와 '편집자'처럼 생각하도록 조직의 목표와 역할을 재정의해야 합니다. 주요 KPI는 '리드 생성'이 아니라, '독자의 몰입'과 '구독자의 증가'가 될 수 있습니다.

  4. 커뮤니티의 ‘영웅’을 발굴하고 지원하라: 당신이 정한 '문화적 영토' 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찾아내세요. 그리고 단순히 포스팅 하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더 멋지게 펼칠 수 있도록 진심으로 돕는 장기적인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궁극의 마케팅은 마케팅을 멈추고, 스스로가 '문화'가 되는 것입니다. 레드불은 우리에게 그 가장 완벽한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의 ‘콘텐츠’를 진단하기

  • 우리 브랜드는 고객의 관심사를 '방해'하고 있는가, 아니면 스스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 우리의 콘텐츠는 '제품을 팔기 위한' 이야기인가, 아니면 그 자체로도 '소비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인가?

  • 우리는 단기적인 광고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는가, 아니면 장기적인 '콘텐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가?

  • 우리는 커뮤니티의 인플루언서를 단순히 '활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가?

  • 고객들은 우리 브랜드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는가?


단순한 광고를 넘어, 고객들이 열광하는 자신만의 문화와 세계관을 구축하고 싶으신가요? 그 정교한 전략과 실행 구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시다면, 토스트토스트(Toast-Toast)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는 브랜드가 자신의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문화적 아이콘'이 되도록 돕습니다. https://www.toast-toast.com/에서 저희의 철학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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