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탬버린즈는 어떻게 ‘향수’가 아닌 ‘오브제’를 팔게 되었나?: ‘제품 디자인’을 활용한 압도적인 ‘감각 브랜딩’ 전략 🐚

 뷰티 시장은 언제나 포화 상태입니다. 수많은 브랜드가 더 좋은 성분, 더 매력적인 향, 더 유명한 모델을 내세우며 소비자들을 유혹하죠. 그런데 여기, 제품의 '향'이나 '효능'을 설명하기 전에, 기묘하고 아름다운 '형태'만으로 시장을 압도해버린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탬버린즈(Tamburins)입니다.

주얼리처럼 골드 체인이 달린 핸드크림, 유려한 곡선의 조개껍데기를 닮은 고체 향수, 비대칭 형태의 뚜껑이 달린 캔들. 탬버린즈의 제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우리는 그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궁금해하기 전에, 우선 그 형태의 아름다움에 매료됩니다.

어떻게 탬버린즈는 이토록 경쟁이 치열한 뷰티 시장에서, 제품의 '내용물'이 아닌 '형태'를 통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요? 이 글은 탬버린즈가 어떻게 '제품 디자인' 그 자체를 가장 강력한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여, 압도적인 '감각 브랜딩' 성공시켰는지 그 구조와 전략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바르는 것’에서 ‘소유하는 것’으로: 제품을 예술의 경지로

탬버린즈의 전략은, 그들의 모(母)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젠틀몬스터가 '안경'을 파는 대신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세계관을 보여주었다면, 탬버린즈는 '제품' 그 자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이자, 그 세계관을 응축한 '오브제(Objet d'art)'로 만들었습니다.

  • 체인 핸드크림: 평범한 튜브 형태의 핸드크림에 '골드 체인'이라는, 기능적으로는 불필요한 장치를 더함으로써, 탬버린즈는 이 제품을 '보습 도구'에서 '가방에 달고 다니는 패션 액세서리'로 그 격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 조개 고체 향수: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부드러운 곡선의 '쉘 퍼퓸 밤'은, 향을 담는 용기를 넘어, 그 자체로 사용자의 감각을 자극하고 소유욕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조각 작품입니다.

  • 캔들 & 디퓨저: 불규칙하고 비대칭적인 형태의 캔들 뚜껑과 디퓨저 스틱은, 제품의 사용이 끝난 후에도 버려지지 않고 공간을 장식하는 인테리어 오브제가 됩니다.

이처럼 탬버린즈의 모든 제품은, '사용하고 버리는' 소비재의 운명을 거부하고, 사용자의 일상 공간에 오래도록 남아 브랜드의 감각을 전달하는 '지속적인 경험재'가 됩니다.

‘제품 디자인’이 어떻게 가장 강력한 마케팅이 되는가?

탬버린즈의 이러한 독특한 제품들은 단순히 '예쁘다'는 말을 넘어, 브랜드의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정교한 전략적 결과물입니다.

첫째, 제품이 스스로 바이럴되는 ‘콘텐츠’가 됩니다. 탬버린즈의 제품은 그 형태만으로도 너무나 독특하고 아름다워서, 고객들이 스스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공유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듭니다. 이는 막대한 광고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가장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신제품을 알리고 화제성을 만들어내는, 완벽한 프로덕트 주도 성장(Product-Led Growth) 모델입니다.

둘째, 압도적인 ‘감각적 경험(Sensory Experience)’을 선사합니다. 탬버린즈의 브랜드 경험은 매장에서 향을 맡는 순간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을 처음 보고, 만지고, 사용하고, 다 쓴 후에도 공간에 놓아두는 모든 과정이, 브랜드의 미학적 세계관을 체험하는 여정이 됩니다. 이는 '감각은 설계될 수 있다'는 명제를, 제품 자체를 통해 증명하는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여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탬버린즈는 '핸드크림'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 액세서리' 시장에서 경쟁하고, '캔들' 시장이 아닌 '인테리어 소품' 시장에서 경쟁합니다. 이처럼 제품의 디자인을 통해 스스로의 카테고리를 재정의함으로써, 단순한 향이나 가격 비교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독보적인 브랜드 포지셔닝을 구축했습니다.

우리 브랜드를 위한 ‘오브제 브랜딩’의 구조적 교훈

탬버린즈의 사례는, 제품을 가진 모든 브랜드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1. 당신의 제품을, 최고의 ‘광고판’으로 만들어라: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고민하기 전에, 우리 제품의 디자인 자체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사진 찍어 공유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지 먼저 자문해야 합니다. 때로는 제품 디자인의 작은 디테일 하나가, 수억 원의 광고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2. 제품의 ‘사용 후’ 경험을 디자인하라: 고객이 제품의 내용물을 다 쓴 후, 그 용기나 포장지는 어떻게 될까요? 그것이 버려지지 않고 고객의 공간에 남아 계속해서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는 '오브제'가 될 수 있도록, 그 '사후 생애'까지 고려하여 디자인해야 합니다.

  3. 당신만의 ‘상징적인 디테일’을 찾아라: 모든 것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탬버린즈가 핸드크림에 '체인' 하나를 더해 아이콘을 만들었듯이, 우리 제품을 평범함에서 비범함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하고 독점적인 '디자인 시그니처'는 무엇일지 고민해야 합니다.

  4. ‘실물 경험’과 ‘디지털 경험’을 일치시켜라: 우리 제품의 가장 중요한 쇼룸이, 이제는 백화점 1층이 아니라 고객의 4인치 스마트폰 화면 속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빠르게 스크롤되는 피드 속에서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직관적이고 강력한 시각적 형태를 갖추어야 합니다.

결국 탬버린즈의 성공은, 비주얼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브랜드가 들려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는, 제품의 '형태' 그 자체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


우리 브랜드의 ‘제품 디자인’을 진단하기

  • 우리 제품은 기능적 역할이 끝난 후에도, 고객의 공간에 남아있을 만큼 매력적인가?

  • 우리 제품 디자인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SNS에 공유하고 싶을 만큼 독창적인가?

  • 우리 제품을 한 단계 더 높은 카테고리로 격상시킬 수 있는, 작지만 강력한 '디자인 디테일'은 무엇인가?

  • 우리 제품은, 치열한 소셜 미디어 피드 속에서도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각적 힘을 가지고 있는가?

  • 우리는 제품의 '기능'을 디자인하는가, 아니면 고객의 '감각'과 '경험'을 디자인하는가?


당신의 제품을, 고객의 일상 공간과 소셜 미디어를 모두 점령하는 강력한 브랜드의 상징으로 만들고 싶으신가요? 그 여정에 토스트토스트(Toast-Toast)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는 제품의 본질적인 가치를, 소비자의 욕망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형태로 번역하는 일을 가장 잘합니다. https://www.toast-toast.com/에서 저희의 철학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기존 고객’이라는 달콤한 함정: 브랜드가 ‘신규 고객 확보’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이유 (브랜드 성장 전략) ⛵

  "신규 고객을 획득하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의 5배가 든다." 마케팅 업계에서 오랫동안 진리처럼 여겨져 온 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은 브랜드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며, 안정적인 매출의 기반이 되죠. 이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게 되면,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험난한 항해보다는, 이미 확보한 안전한 항구에 머무르며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려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달콤함은 때로 브랜드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서서히 쇠퇴하게 만드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왜 성공적인 브랜드일수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낯선 바다로 나아가 '신규 고객 확보'라는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이유와 브랜드 성장 전략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성공한 브랜드가 빠지기 쉬운 '그들만의 리그' 안정적인 팬덤과 매출 구조를 갖춘 브랜드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자신들의 '오래된 팬'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들의 불만은 빠르게 해결해주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만을 계속해서 내놓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브랜드는 점점 더 좁고 깊은 '그들만의 리그'에 갇히게 됩니다. 외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새로운 세대는 무엇에 열광하는지 감지하는 능력이 무뎌집니다. 피드백 루프는 그들만의 '에코 체임버(Echo Chamber)'가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나 비판적인 목소리가 들어올 틈이 사라집니다. 브랜드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만 반복하며, 서서히 '고인 물'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마치 관절이 굳어버린 노인처럼, 세상의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브랜드 관절염'에 걸리게 되는 셈이죠. 신규 고객은 ‘매출’이 아니라 ‘신선한 피’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안정적인 기반을 가진 브랜드조...

‘팝업스토어’는 정말 ‘반짝’하고 사라져도 괜찮을까?: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공간 브랜딩 전략 📍

 성수동의 어느 골목, 백화점의 가장 좋은 자리, 한강공원 한가운데까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하다는 공간은 온통 '팝업스토어'의 물결로 가득합니다. 브랜드들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간 임시 공간을 빌려 화려한 잔치를 벌이죠. 긴 대기 줄, SNS를 위한 '인증샷' 명소, 한정판 굿즈... 그리고 약속된 시간이 끝나면, 그 공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텅 비어버립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렇게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험들이, 과연 우리 브랜드에 무엇을 남기고 있을까요? 단기적인 매출과 소셜 미디어 버즈, 그것만으로 충분할까요? 🤔 이 글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열고 있는 팝업스토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그것이 어떻게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공간 브랜딩 의 구조적 전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단순 판매 공간 vs. 브랜드 경험의 박물관 우리가 마주하는 팝업스토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플래시 세일 매장' 혹은 '대형 포토 부스' 유형입니다. 이곳의 주된 목적은 한정판 제품의 단기 판매를 극대화하거나, SNS에 올릴 만한 그럴싸한 배경을 제공하여 '방문 인증'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활동은 단기적인 매출 증대나 인지도 상승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핵심 철학이나 깊이 있는 이야기가 부재한 경우가 많아, 행사가 끝나면 고객의 기억 속에서 금방 휘발되어 버립니다. 바로 옆에 더 화려한 팝업스토어가 생기면, 고객은 쉽게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죠. 반면, 어떤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사건'이자 '경험'이 됩니다.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 : 이들의 팝업스토어(그리고 모든 매장)는 제품을...

라이언 레이놀즈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나?: ‘캐릭터 중심 브랜딩’을 통한 팬덤 구축 전략 🕺

전통적인 광고의 세계에서, 유명인은 그저 브랜드의 '얼굴'이었습니다. 정해진 대본에 따라 제품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멋진 모습으로 이미지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오늘날 어떤 인물들은 단순히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그 자신이 곧 브랜드가 되고, 그의 '캐릭터'가 비즈니스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되기도 합니다.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이 바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입니다. 그는 자신이 인수한 주류 회사 '에비에이션 진(Aviation Gin)'과 통신사 '민트 모바일(Mint Mobile)'을 연이어 거대 기업에 매각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성공의 비결은 제품의 맛이나 가격 경쟁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라이언 레이놀즈 특유의 위트 있고, 똑똑하며, 스스로를 유머의 소재로 삼는 '캐릭터' 그 자체였죠. 이 글은 라이언 레이놀즈와 같은 사례를 통해, 한 인물의 페르소나가 어떻게 강력한 브랜딩 전략 이 되고, 대체 불가능한 팬덤 을 구축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캐릭터'가 곧 '브랜드'가 되는 순간들 이러한 '캐릭터 중심 브랜딩'의 성공 사례는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 – 유머러스한 사업가(The Witty Entrepreneur):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진지한 광고를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경쟁사 광고를 패러디하거나, 자신의 아내나 동료 배우인 휴 잭맨과의 '유머러스한 불화'를 끊임없이 콘텐츠로 만들죠. 그의 광고는 제품 설명서가 아니라,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한 편의 시트콤과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 대신, 그의 유머에 즐거워하고, 그가 만든 '이야기'의 일부가 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그의 퍼스널 브랜딩 이 곧 기업의 브랜딩이 된 것입니다. 리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