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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신뢰는 어떻게 더 단단해지는가: 킨츠기(金継ぎ) 철학으로 배우는 ‘고객 관계 관리(CRM)’의 역설 🏺

일본에는 ‘킨츠기(金継ぎ)’라는 독특한 공예 기술이 있습니다. 깨지거나 금이 간 도자기를 옻칠로 이어 붙이고, 그 틈을 금가루로 장식하여 마무리하는 기법이죠. 킨츠기의 핵심 철학은 놀랍게도 ‘상처를 숨기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오히려 그 깨진 흔적, 즉 상처를 찬란한 금빛으로 더욱 빛나게 함으로써, 그 그릇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역사와 서사를 창조해냅니다. 상처는 더 이상 흠이 아니라, 그 그릇을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로 만드는 아름다운 무늬가 됩니다. ✨


만약, 이 킨츠기의 철학을 ‘브랜드’에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요? 모든 브랜드는 크고 작은 실패와 위기, 즉 ‘깨진 순간’을 경험합니다. 대부분은 이 흠집을 감추고, 없었던 일처럼 덮으려 애쓰죠. 하지만 여기, 자신들의 깨진 틈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금빛으로 칠해 더욱 단단하고 아름다운 브랜드로 거듭나는 곳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브랜드의 실패와 실수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 ‘킨츠기 브랜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모든 브랜드는 제품의 결함, 서비스의 실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한 위기 등 다양한 '깨진 순간'을 마주합니다. 이때 대부분의 반응은 사실을 숨기거나, 축소하거나, 외부 탓으로 돌리려 애쓰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위기를 모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태도는 나중에 더 큰 신뢰의 균열로 이어지곤 하죠.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 자신들의 상처를 오히려 성장의 동력으로 삼은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도미노피자(Domino's Pizza) 🍕 입니다. 2009년, 도미노피자는 "우리 피자는 판지 같다", "소스는 케첩 맛이다" 와 같은 고객들의 혹평을 정면으로 인정하는 파격적인 "Our Pizza Sucks"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리더들이 직접 카메라 앞에 나와 실패를 인정하고, 고객들의 신랄한 비판을 바탕으로 피자 도우부터 소스, 치즈까지 모든 것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가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 자신들의 가장 큰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그것을 개선하는 과정을 금빛으로 칠해 고객의 신뢰라는 더 큰 가치를 얻어낸 것입니다.


마블 스튜디오(Marvel Studios) 💥 역시 킨츠기 철학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지금은 세계 최강의 콘텐츠 제국이지만, '아이언맨'의 성공 이전 마블은 파산 직전까지 몰리며 아이언맨을 제외한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 핵심 캐릭터들의 판권을 여러 영화사에 팔아야만 했던 '깨진 순간'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마블은 그 ‘깨진 그릇’의 상태에서 출발했습니다. 남은 캐릭터들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는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엄청난 성공을 통해 흩어졌던 캐릭터들을 하나씩 되찾아왔죠. 이제 과거의 실패와 캐릭터들의 분산은, 오히려 MCU의 성공 스토리를 더욱 극적이고 위대하게 만드는 영웅 서사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상처를 드러내는 용기’는 왜 이토록 강력한 힘을 갖는 것일까요? 🤔


무엇보다 극적인 진정성과 신뢰를 구축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자신의 불완전함과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모습은, 고객에게 그 어떤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강력한 '진정성'으로 다가옵니다. "이 브랜드는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구나"라는 믿음은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기반이 됩니다.

또한, '실패'를 '매력적인 스토리'로 전환하는 힘이 생깁니다. 모든 브랜드가 성공 신화만을 이야기할 때, 실패를 극복하고 더 나아진 이야기는 훨씬 더 인간적이고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킨츠기로 수리된 그릇처럼, 상처의 흔적은 브랜드를 더 깊이 있고, 독특한 스토리를 가진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것이죠.

이는 브랜드의 ‘회복탄력성’이라는 새로운 매력으로 이어집니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그 브랜드가 얼마나 단단하고 건강한지를 증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삼아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모습 자체에 고객들은 매력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편’이라는 강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완벽하고 빈틈없는 브랜드가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브랜드의 모습에 고객들은 더 큰 공감과 지지를 보냅니다. 마치 불완전한 영웅을 응원하듯, 브랜드의 여정에 기꺼이 동참하는 ‘우리 편’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

우리 브랜드도 이러한 ‘킨츠기 철학’을 내재화할 수 있을까요? 이는 단순히 선언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태도와 구조의 변화를 통해 가능합니다.

  • 실패를 대하는 ‘태도’의 전환: 먼저, 조직 내에서 실패를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데이터’로 인식하는 문화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는 리더가 먼저 자신의 실수나 잘못된 판단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공유하는 모습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 ‘급진적 투명성’을 위한 구조와 루틴 설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며 고객과 소통하는 내부 프로세스(루틴)를 구축해야 합니다. 고객 피드백을 단순히 수집하는 것을 넘어, 이를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는 구조가 핵심입니다.
  • ‘회복의 서사’를 만드는 스토리텔링 역량: 브랜드의 실패와 극복 과정을 어떻게 진정성 있고 매력적인 ‘우리만의 이야기’로 만들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브랜드의 역사를 관리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 실수로부터 배우는 ‘학습 조직’ 구축: 하나의 실패 사례가 특정 개인이나 팀의 책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실패의 원인을 투명하게 분석하고, 교훈을 도출하며, 재발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완벽한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장 매력적인 브랜드는 자신의 깨진 틈을 부인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그 틈을 기꺼이 금빛으로 메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흉터를 가진 브랜드입니다. 🌟



우리의 ‘깨진 틈’을 돌아보기

  • 우리 브랜드는 실패나 실수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공개하는 것을 얼마나 편안하게 느끼는가?
  • 고객의 비판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성장을 위한 귀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이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개선 과정을 보여주는 시스템이 있는가?
  • 우리 브랜드의 과거 ‘실패 스토리’를, 현재의 우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을까?
  • 조직 내에서 ‘실패’는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는가, 아니면 조직 전체의 학습 기회로 공유되는가?
  • 리더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투명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자신의 상처를 당당히 드러내고, 그 위에 황금을 덧칠할 용기가 있는 브랜드만이 진정한 신뢰와 매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브랜드의 위기 관리와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건강한 조직 구조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토스트토스트(Toast-Toast)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는 브랜드의 약점마저도 강력한 서사로 전환하는 전략적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https://www.toast-toast.com/에서 저희의 철학을 더 자세히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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