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마케팅 주니어의 몰입을 위한 진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29살이라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처음 조직의 리더가 되었을 때, 저는 열정과 함께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여러 마케팅 대행사와 다양한 브랜드에서 팀을 이끌며 일하는 동안, 팀원들의 몰입과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이 글은 확고한 결론이 아니라 제가 겪고 느껴왔던 점입니다.

많은 주니어들이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의 능력이나 열정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경험했던 많은 조직에서 주니어들은 종종 회사의 매출이나 단순한 업무 처리를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되었습니다. 클라이언트 요청에 따라 제작 업무를 진행하고, 예산이 책정되면 광고 세팅을 하고, 브랜드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가 전체 프로젝트에서 어떤 의미가 있으며, 개인의 커리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충분히 설명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주니어라도 금세 지치고 방향성을 잃게 됩니다. 결과 중심의 업무 특성상, 본인이 수행한 일의 가치나 의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 일이 반복적이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자신의 업무가 회사의 업무로만 인식되고, 몰입도와 성취감은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몇 가지 시도를 해왔습니다. 팀원들에게 각자의 업무가 장기적인 커리어 목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명확하게 이해시키고, 개인의 관심 분야와 업무를 최대한 가깝게 맞추었습니다. 또한 그들의 작업이 실제 브랜드나 시장에 가져온 긍정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공유하고, 업무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습니다. 사람은 의미 있는 연결과 명확한 목적을 통해 진정한 몰입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때로는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흔히 범하는 실수는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경험 부족이나 실수에서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한 바로는 대부분의 문제는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업무의 구조와 명확한 기대치 설정이 부족한 데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저는 항상 문제가 발생하면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먼저 점검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원들이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명확한 목표 설정, 개인의 관심사와 업무의 연결, 결과에 대한 분명한 피드백,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할 때, 팀원들은 자신의 업무를 자연스럽게 '나의 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합니다.

많은 시니어 레벨은 주니어 세대를 'MZ' 또는 '젠지'라고 부르며 특별한 현상처럼 다루고 있지만, 사실 그들은 현상이 아닙니다. 이전 세대보다 더욱 발전된, 스스로 생각하고 추론하며 자신의 동기를 명확히 하는 데 익숙한 세대입니다. 탑다운 방식이 아닌 목적의식과 동기부여를 중심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행복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찾아갈 때, 그들은 진정으로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기존 고객’이라는 달콤한 함정: 브랜드가 ‘신규 고객 확보’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이유 (브랜드 성장 전략) ⛵

  "신규 고객을 획득하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의 5배가 든다." 마케팅 업계에서 오랫동안 진리처럼 여겨져 온 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은 브랜드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며, 안정적인 매출의 기반이 되죠. 이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게 되면,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험난한 항해보다는, 이미 확보한 안전한 항구에 머무르며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려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달콤함은 때로 브랜드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서서히 쇠퇴하게 만드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왜 성공적인 브랜드일수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낯선 바다로 나아가 '신규 고객 확보'라는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이유와 브랜드 성장 전략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성공한 브랜드가 빠지기 쉬운 '그들만의 리그' 안정적인 팬덤과 매출 구조를 갖춘 브랜드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자신들의 '오래된 팬'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들의 불만은 빠르게 해결해주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만을 계속해서 내놓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브랜드는 점점 더 좁고 깊은 '그들만의 리그'에 갇히게 됩니다. 외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새로운 세대는 무엇에 열광하는지 감지하는 능력이 무뎌집니다. 피드백 루프는 그들만의 '에코 체임버(Echo Chamber)'가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나 비판적인 목소리가 들어올 틈이 사라집니다. 브랜드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만 반복하며, 서서히 '고인 물'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마치 관절이 굳어버린 노인처럼, 세상의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브랜드 관절염'에 걸리게 되는 셈이죠. 신규 고객은 ‘매출’이 아니라 ‘신선한 피’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안정적인 기반을 가진 브랜드조...

‘팝업스토어’는 정말 ‘반짝’하고 사라져도 괜찮을까?: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공간 브랜딩 전략 📍

 성수동의 어느 골목, 백화점의 가장 좋은 자리, 한강공원 한가운데까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하다는 공간은 온통 '팝업스토어'의 물결로 가득합니다. 브랜드들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간 임시 공간을 빌려 화려한 잔치를 벌이죠. 긴 대기 줄, SNS를 위한 '인증샷' 명소, 한정판 굿즈... 그리고 약속된 시간이 끝나면, 그 공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텅 비어버립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렇게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험들이, 과연 우리 브랜드에 무엇을 남기고 있을까요? 단기적인 매출과 소셜 미디어 버즈, 그것만으로 충분할까요? 🤔 이 글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열고 있는 팝업스토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그것이 어떻게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공간 브랜딩 의 구조적 전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단순 판매 공간 vs. 브랜드 경험의 박물관 우리가 마주하는 팝업스토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플래시 세일 매장' 혹은 '대형 포토 부스' 유형입니다. 이곳의 주된 목적은 한정판 제품의 단기 판매를 극대화하거나, SNS에 올릴 만한 그럴싸한 배경을 제공하여 '방문 인증'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활동은 단기적인 매출 증대나 인지도 상승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핵심 철학이나 깊이 있는 이야기가 부재한 경우가 많아, 행사가 끝나면 고객의 기억 속에서 금방 휘발되어 버립니다. 바로 옆에 더 화려한 팝업스토어가 생기면, 고객은 쉽게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죠. 반면, 어떤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사건'이자 '경험'이 됩니다.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 : 이들의 팝업스토어(그리고 모든 매장)는 제품을...

라이언 레이놀즈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나?: ‘캐릭터 중심 브랜딩’을 통한 팬덤 구축 전략 🕺

전통적인 광고의 세계에서, 유명인은 그저 브랜드의 '얼굴'이었습니다. 정해진 대본에 따라 제품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멋진 모습으로 이미지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오늘날 어떤 인물들은 단순히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그 자신이 곧 브랜드가 되고, 그의 '캐릭터'가 비즈니스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되기도 합니다.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이 바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입니다. 그는 자신이 인수한 주류 회사 '에비에이션 진(Aviation Gin)'과 통신사 '민트 모바일(Mint Mobile)'을 연이어 거대 기업에 매각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성공의 비결은 제품의 맛이나 가격 경쟁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라이언 레이놀즈 특유의 위트 있고, 똑똑하며, 스스로를 유머의 소재로 삼는 '캐릭터' 그 자체였죠. 이 글은 라이언 레이놀즈와 같은 사례를 통해, 한 인물의 페르소나가 어떻게 강력한 브랜딩 전략 이 되고, 대체 불가능한 팬덤 을 구축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캐릭터'가 곧 '브랜드'가 되는 순간들 이러한 '캐릭터 중심 브랜딩'의 성공 사례는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 – 유머러스한 사업가(The Witty Entrepreneur):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진지한 광고를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경쟁사 광고를 패러디하거나, 자신의 아내나 동료 배우인 휴 잭맨과의 '유머러스한 불화'를 끊임없이 콘텐츠로 만들죠. 그의 광고는 제품 설명서가 아니라,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한 편의 시트콤과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 대신, 그의 유머에 즐거워하고, 그가 만든 '이야기'의 일부가 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그의 퍼스널 브랜딩 이 곧 기업의 브랜딩이 된 것입니다. 리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