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퍼널 없는 광고는 왜 실패하는가: 구조가 없는 퍼포먼스의 한계

마케터라면 누구나 '성과'를 요구받습니다. 클릭률, 전환율, ROAS 같은 숫자들은 마케팅의 성패를 말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수치가 잘 나왔는데도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 않거나, 광고가 잘 돌아가는 것 같지만 고객은 떠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그 핵심에는 '퍼널'이라는 구조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1. 퍼널이란 무엇인가요?

퍼널(Funnel)은 고객이 브랜드를 인식하고, 관심을 갖고, 탐색하고, 결국 구매로 이어지는 단계별 흐름을 말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퍼널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인지 → 탐색 → 전환 → 재구매

예를 들어볼게요.

  • 고객이 우연히 인스타그램 광고를 보고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됩니다. (인지)

  • 브랜드가 궁금해서 블로그나 유튜브를 찾아보며 비교하고 고민합니다. (탐색)

  • 결국 제품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합니다. (전환)

  • 만족했다면 뉴스레터나 문자, 다시 광고를 보고 재구매합니다. (재구매)

이 흐름을 설계하는 것이 퍼널입니다.


2. 퍼널 없이 광고하면 생기는 문제들

예시 A: 처음 본 브랜드인데 바로 "지금 사세요!"

  • 고객은 브랜드를 모릅니다.

  • 할인이나 가격만 보여주지만 신뢰가 없어서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예시 B: 광고 클릭 후 바로 구매 페이지로 이동

  • 중간에 브랜드 스토리, 비교 정보, 후기 등 설득 요소가 없습니다.

  • 고객은 망설이다가 그냥 나가버립니다.

예시 C: 구매 후 아무런 메시지도 없음

  • 제품은 괜찮았지만, 이후 아무런 접점이 없습니다.

  • 고객은 브랜드를 잊고 다른 브랜드로 넘어갑니다.


3. 구조가 있는 퍼포먼스는 다릅니다

잘 설계된 퍼널을 가진 브랜드는 이렇게 다르게 행동합니다.

  1. 처음 접점: SNS 콘텐츠나 광고로 브랜드를 '익숙하게' 만듭니다.

  2. 관심 유도: 블로그, 후기 콘텐츠, 유튜브 등으로 신뢰를 만듭니다.

  3. 전환 설계: 장점, 비교, CTA가 잘 정리된 구매 페이지로 유도합니다.

  4. 재구매 유도: 문자, 이메일, 뉴스레터로 자연스럽게 후속 행동을 이끕니다.

예를 들어, 뷰티 브랜드 A는 릴스로 처음 유입을 만든 뒤 블로그에서 피부 타입별 제품 비교 콘텐츠를 보여주고, 그 다음 카카오 채널로 혜택 메시지를 보내 전환을 유도합니다. 이 흐름 전체가 하나의 퍼널이죠.


4. 퍼널이 있으면 이런 변화가 생깁니다

  • 전환율이 올라갑니다: 고객이 설득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 객단가가 높아집니다: 신뢰가 생기면 더 비싼 상품도 구매합니다.

  • 재구매율이 올라갑니다: 기억되고, 다시 돌아올 이유가 생깁니다.

결국 퍼널은 단기 클릭이 아니라,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 신뢰를 설계하는 구조입니다.


요약: 퍼널 없는 광고는 비싸게 잊혀지는 길입니다

  • 고객은 설득 없이 행동하지 않습니다.

  • 퍼널은 고객의 행동 단계를 미리 설계하는 일입니다.

  • 퍼널이 있어야 광고도, 콘텐츠도, CRM도 제 역할을 합니다.

  • 퍼널 없는 광고는 비싼 클릭만 남기고 전환 없이 사라집니다.


3편에서는 브랜드 퍼포먼스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마케팅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브랜딩이나 데이터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가요? 토스트토스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데이터 기반 전략으로 여러분의 고민을 해결하는 파트너입니다. 언제든지 simon@toast-toast.com 으로 문의해 주세요. 우리의 메시지와 작업물을 보고 싶다면, https://www.toast-toast.com/도 확인해보세요.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기존 고객’이라는 달콤한 함정: 브랜드가 ‘신규 고객 확보’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이유 (브랜드 성장 전략) ⛵

  "신규 고객을 획득하는 비용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의 5배가 든다." 마케팅 업계에서 오랫동안 진리처럼 여겨져 온 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은 브랜드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며, 안정적인 매출의 기반이 되죠. 이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게 되면,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는 험난한 항해보다는, 이미 확보한 안전한 항구에 머무르며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데 집중하려는 유혹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달콤함은 때로 브랜드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서서히 쇠퇴하게 만드는 '함정'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왜 성공적인 브랜드일수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낯선 바다로 나아가 '신규 고객 확보'라는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지, 그 본질적인 이유와 브랜드 성장 전략 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성공한 브랜드가 빠지기 쉬운 '그들만의 리그' 안정적인 팬덤과 매출 구조를 갖춘 브랜드에서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 있습니다. 브랜드가 자신들의 '오래된 팬'들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그들의 불만은 빠르게 해결해주고, 그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만을 계속해서 내놓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브랜드는 점점 더 좁고 깊은 '그들만의 리그'에 갇히게 됩니다. 외부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새로운 세대는 무엇에 열광하는지 감지하는 능력이 무뎌집니다. 피드백 루프는 그들만의 '에코 체임버(Echo Chamber)'가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나 비판적인 목소리가 들어올 틈이 사라집니다. 브랜드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만 반복하며, 서서히 '고인 물'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마치 관절이 굳어버린 노인처럼, 세상의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브랜드 관절염'에 걸리게 되는 셈이죠. 신규 고객은 ‘매출’이 아니라 ‘신선한 피’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안정적인 기반을 가진 브랜드조...

‘팝업스토어’는 정말 ‘반짝’하고 사라져도 괜찮을까?: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는 공간 브랜딩 전략 📍

 성수동의 어느 골목, 백화점의 가장 좋은 자리, 한강공원 한가운데까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하다는 공간은 온통 '팝업스토어'의 물결로 가득합니다. 브랜드들은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달간 임시 공간을 빌려 화려한 잔치를 벌이죠. 긴 대기 줄, SNS를 위한 '인증샷' 명소, 한정판 굿즈... 그리고 약속된 시간이 끝나면, 그 공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텅 비어버립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렇게 '반짝'하고 사라지는 경험들이, 과연 우리 브랜드에 무엇을 남기고 있을까요? 단기적인 매출과 소셜 미디어 버즈, 그것만으로 충분할까요? 🤔 이 글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열고 있는 팝업스토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그것이 어떻게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공간 브랜딩 의 구조적 전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단순 판매 공간 vs. 브랜드 경험의 박물관 우리가 마주하는 팝업스토어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플래시 세일 매장' 혹은 '대형 포토 부스' 유형입니다. 이곳의 주된 목적은 한정판 제품의 단기 판매를 극대화하거나, SNS에 올릴 만한 그럴싸한 배경을 제공하여 '방문 인증'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활동은 단기적인 매출 증대나 인지도 상승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의 핵심 철학이나 깊이 있는 이야기가 부재한 경우가 많아, 행사가 끝나면 고객의 기억 속에서 금방 휘발되어 버립니다. 바로 옆에 더 화려한 팝업스토어가 생기면, 고객은 쉽게 그곳으로 발길을 옮기죠. 반면, 어떤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사건'이자 '경험'이 됩니다.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 🕶️ : 이들의 팝업스토어(그리고 모든 매장)는 제품을...

라이언 레이놀즈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나?: ‘캐릭터 중심 브랜딩’을 통한 팬덤 구축 전략 🕺

전통적인 광고의 세계에서, 유명인은 그저 브랜드의 '얼굴'이었습니다. 정해진 대본에 따라 제품의 장점을 이야기하고, 멋진 모습으로 이미지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했습니다. 오늘날 어떤 인물들은 단순히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그 자신이 곧 브랜드가 되고, 그의 '캐릭터'가 비즈니스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되기도 합니다. 그 정점에 있는 인물이 바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입니다. 그는 자신이 인수한 주류 회사 '에비에이션 진(Aviation Gin)'과 통신사 '민트 모바일(Mint Mobile)'을 연이어 거대 기업에 매각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 성공의 비결은 제품의 맛이나 가격 경쟁력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라이언 레이놀즈 특유의 위트 있고, 똑똑하며, 스스로를 유머의 소재로 삼는 '캐릭터' 그 자체였죠. 이 글은 라이언 레이놀즈와 같은 사례를 통해, 한 인물의 페르소나가 어떻게 강력한 브랜딩 전략 이 되고, 대체 불가능한 팬덤 을 구축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탐구하고자 합니다. '캐릭터'가 곧 '브랜드'가 되는 순간들 이러한 '캐릭터 중심 브랜딩'의 성공 사례는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라이언 레이놀즈 – 유머러스한 사업가(The Witty Entrepreneur): 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 진지한 광고를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경쟁사 광고를 패러디하거나, 자신의 아내나 동료 배우인 휴 잭맨과의 '유머러스한 불화'를 끊임없이 콘텐츠로 만들죠. 그의 광고는 제품 설명서가 아니라, 라이언 레이놀즈라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한 편의 시트콤과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 대신, 그의 유머에 즐거워하고, 그가 만든 '이야기'의 일부가 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그의 퍼스널 브랜딩 이 곧 기업의 브랜딩이 된 것입니다. 리한나...